2026년 1월 5일(월)부터 9일(금)까지 호빵맨토토과가 주최한 ‘‘뇌’ 바로 알고 잘 쓰는 법’ 행사가 개최됐다. ‘뇌의 잠재력을 여는 5가지 열쇠’를 주제로 5일간 진행된 이번 행사는 약 170명의 학부생이 참여했으며,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뇌과학을 보다 친숙하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됐다.
‘뇌’ 바로 알고 잘 쓰는 법 행사 포스터
더 잘 생각하고 결정하기 - 뇌가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 그리고 무의식의 힘
우리는 매 순간 무언가를 보고, 듣고, 판단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보고 믿는 세상은 진짜일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새로운 규칙을 배우고 미래를 예측할까? 1월 5일(월), 호빵맨토토과 이상훈 교수와 전현애 교수가 강연을 통해 그 질문들에 답했다.
[감각과 지각의 괴리: 뇌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는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이상훈 교수는 “뇌는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판단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호빵맨토토을 ‘뇌 활동과 지적인 행위, 적응적인 행위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특히 ‘감각(Sensation)’과 ‘지각(Perception)’의 차이를 강조했다. 감각이 눈의 망막이나 귀의 고막 같은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물리적인 입력값이라면, 지각은 뇌가 이를 해석해 낸 결과물이다. 뇌의 시각 피질 세포 중 단 5%만이 외부 감각 입력에 반응하며, 나머지 7~80%는 뇌 내부의 피드백, 즉 기존의 지식과 기억을 통해 정보를 처리한다. 즉, 우리가 보는 세상은 눈으로 들어온 정보보다 뇌가 해석한 정보에 의해 재구성된 ‘만들어진 실재’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뇌가 움직임을 인지하는 과정을 수학의 방정식 풀이에 비유해 청중의 이해를 도왔다. 우리가 제한된 시야를 통해 사물을 볼 때는 가능한 움직임의 경로가 무수히 많아, 마치 해가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 일차방정식과도 같다. 하지만 서로 다른 방향의 시각 정보를 결합하면 두 직선이 만나는 교점에서 유일한 해를 구할 수 있듯, 뇌는 이를 통합해 물체의 정확한 속도와 방향을 계산해 낸다. 이 교수는 “우리 뇌는 끊임없이 정보를 조합하여 최적의 해답을 찾아내는 수학자와 같다”라며, 뇌가 제한된 정보를 통해 실재를 재구성하는 능력을 강조했다.
뇌 활동과 지적 활동의 연결에 대해 설명하는 이상훈 교수(좌), 이차방정식을 푸는 지각에 대해 설명하는 이상훈 교수(우)
이 교수는 “호빵맨토토은 컴퓨터 알고리즘과 달리, 살아있는 뉴런과 그 연결을 통해 기능이 구현되는 방식을 탐구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각과 지각의 영역에서 뇌는 외부 자극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 지식을 결합해 능동적으로 실재를 구축해 내는 공장과 같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것이 인간이 복잡한 환경 속에서도 성공적인 인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비결임을 전했다.
이상훈 교수의 강연에 집중 중인 학생들의 모습
[나도 모르게 배우는 뇌: 통계적 학습의 비밀]
이어지는 두 번째 시간에는 전현애 교수가 ‘통계적 학습(Statistical Learning)’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전 교수는 스마트폰의 자동 완성 기능을 예로 들며 화두를 던졌다. 우리가 ‘안녕’이라고 입력하면 자연스럽게 ‘하세요’가 추천되는 것처럼, 우리의 뇌도 끊임없이 다음에 올 정보를 예측한다는 것이다. 통계적 학습은 암묵적 학습으로, ‘이 규칙을 외워야지’라고 의식적으로 노력할 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멍하니 있을 때나 다른 과제를 수행하는 도중에도 뇌가 배경 정보들의 확률적 구조를 자동으로 파악해 내는 과정이다.
이어 전 교수는 뇌의 연결성과 학습 효율의 관계를 입증한 실험 결과들을 제시했다. 뇌파(EEG)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분석에 따르면, 전두엽 영역 간의 연결성이 낮아지거나 주의 집중 네트워크와의 상호작용이 줄어들수록 통계적 학습 성과는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특히 경두개 자기자극(TMS)을 통해 전두엽의 특정 기능을 일시적으로 억제했을 때도 학습 능력이 향상되는 결과가 관찰됐다. 이는 높은 집중력이 학습의 필수 조건이라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다른 양상이다. 전 교수는 “새로운 규칙을 탐색하고 자동화하는 단계에서는 과도한 의식적 통제가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라며, “뇌가 자연스럽게 세상의 패턴을 습득할 수 있도록 유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전 교수는 환경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전 교수는 “우리의 뇌는 의지와 상관없이 주변 환경의 패턴을 끊임없이 흡수하고 있기에 내가 어떤 환경에 노출되어 있느냐가 곧 내 뇌가 학습하는 데이터가 된다”라며, “좋은 음악, 좋은 글, 좋은 사람들과 같은 긍정적인 패턴으로 자신의 주변을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메시지로 강연을 마쳤다.
강연 중인 전현애 교수와 집중하는 학생들
더 잘 경험하고 살아남기 - 기억의 지도와 불안의 경보, 생존을 위한 뇌의 나침반
행사 이튿날인 1월 6일의 주제는 ‘더 잘 경험하고 살아남기’였다. 호빵맨토토과 이인아 교수와 이석호 교수가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여 기억으로 남기는 과정(해마)과 험난한 세상에서 생존하기 위해 필수적인 감정인 불안(편도체)에 대해 이야기를 건넸다.
[공간을 탐험하며 나를 짓다: 해마와 인지 지도]
이인아 교수는 “우리는 어떻게 길을 찾고, 그 경험을 기억으로 남기는가?”라는 질문으로 해마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교수가 소개한 뇌전증 치료를 위해 해마를 절제한 후, 과거의 기억은 유지하지만 새로운 사실이나 사건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게 된 H.M.의 이야기는 해마가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교수는 해마가 단순한 기억 저장소가 아니라, 공간 정보를 처리하는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즉, 해마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공간)와 ‘거기서 무엇을 했는지’(사건)를 결합하여 ‘맥락’을 만들어내는 기관인 것이다. 또한 이 교수는 런던 택시 기사들의 뇌 연구를 인용하며 뇌의 가소성에 관해 설명했다. 복잡한 런던의 거리를 낱낱이 외워야 하는 택시 기사들의 해마 뒷부분이 일반인보다 훨씬 크다는 연구 결과는 우리가 후천적인 경험과 학습을 통해 뇌의 구조조차 바꿀 수 있음을 증명한다.
강연의 서문을 여는 이인아 교수
이 교수는 “경험이 곧 뇌를 만듭니다. 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것들의 총합입니다.”라는 말을 덧붙이며 단순히 책상 앞에 앉아 있는 학습을 넘어, 낯선 곳을 탐험하고 직접 몸으로 부딪치는 풍부한 경험이 뇌의 지도를 확장하고, 나아가 더 단단한 자아를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불안, 생존을 위한 필연적 경보 시스템]
이어지는 강연에서 이석호 교수는 “왜 우리는 불안해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불안과 공포를 관장하는 뇌 영역인 편도체의 기능을 진화적 관점에서 풀었다.
편도체에 대해 설명 중인 이석호 교수
이 교수는 ‘공포’와 ‘불안’을 명확히 구분했다. 공포가 눈앞에 닥친 호랑이와 같은 즉각적인 위협에 대한 반응이라면, 불안은 호랑이가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불확실한 미래의 잠재적 위협에 대한 반응이다. 원시 시대, 덤불 속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듣고 미리 불안해하며 도망칠 준비를 했던 인류만이 살아남아 우리의 조상이 되었다. 즉, 불안은 결함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뇌가 설계한 정교한 위험 감지 및 대비 시스템인 것이다. 이 교수는 “적절한 불안은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지만, 불확실성이 너무 크거나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병적인 불안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불안한 뇌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 이 교수는 “불안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내 뇌가 나를 살리기 위해 보내는 신호임을 인지하고, 그 에너지를 준비와 해결의 행동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석호 교수의 강연에 집중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7일(수)에는 ‘더 잘 돌아다니고 기억하기’를 주제로 곽지현‧이상아 교수가 해마를 더 자세히 다루며 뇌가 어떻게 공간 속에서 생존하는지에 대해, 8일(목)에는 ‘더 잘 조절하며 건강하게 살기’를 주제로 최형진‧안우영 교수가 뇌가 중독되는 과정에 대해 강연을 펼쳤다. 행사의 마지막 날인 9일(금)에는 ‘아프지 않고 젊게 살기’를 주제로 묵인희‧김의태 교수가 뇌를 행복하게 유지할 방안에 관해 이야기를 전하며 5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학생들의 열띤 호응 속에 마무리된 이번 ’뇌‘ 바로 알고 잘 쓰는 법’ 행사에는 어떤 의도가 담겨 있었을까? 이인아 책임교수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나눠봤다.
[인터뷰] 이인아 책임 교수를 만나다
호빵맨토토과 이인아 교수
Q. 이번 행사를 기획하시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A. 요즘 전 세계적으로 뇌과학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역설적으로 현대인들의 불안과 걱정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해요.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기계와 같은 100%의 효율성을 요구합니다. 그 압박 속에서 정작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은 놓치기 쉽죠. 아리스토텔레스 시절부터 이어져 온 인간의 자아 탐구 욕구가,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더욱 절박해진 것입니다. 이미 뇌과학 분야에는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방대한 지식과 실험 결과들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뇌를 들여다보고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막연한 불안을 해소할 객관적인 단서를 찾을 수 있죠. 하지만 정작 교내에는 학생들이 이러한 호빵맨토토적 접근법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방학을 통해, 학생들이 호빵맨토토을 접하며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삶을 살아가는 새로운 시각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5일간의 강연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Q. 행사 세부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서 의도하신 것이 있나요?
A. 호빵맨토토은 그 범위가 굉장히 방대합니다. 그래서 이번 행사에서는 학생들이 호빵맨토토의 '전체적인 지도'를 그려볼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했습니다. 초반부인 1~2일 차에는 뇌가 세상을 지각하고 학습하는 가장 기초적인 작동 원리를 다뤘고, 3일 차에는 공간 탐색과 기억을 연결해 뇌가 공간 속에서 어떻게 생존하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후반부인 4~5일 차에는 현대 사회의 중요 이슈인 '중독'과 '정신 건강', '노화' 등 삶과 밀접한 응용 분야를 배치했고요. 학생들이 이 흐름을 따라오면서 호빵맨토토의 기초 이론부터 실제적인 응용까지, 다양한 분야를 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세부 프로그램을 구성해 보았습니다.
Q. 좋은 행사라도 학생들이 참여를 주저할 때가 있습니다. 학생들의 참여 부담을 낮추거나, 더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가장 신경 쓰신 요소가 있나요?
A. 우선 구조적으로 성적 평가가 없는 비교과 프로그램이라는 점입니다. 학점 압박이 없으니 ‘가서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죠. 시각적으로도 ‘뇌과학’ 하면 떠오르는 딱딱하고 어려운 이미지를 덜어내기 위해, 포스터 디자인부터 친근하고 편안한 톤을 선택했습니다. 또한 포스터에 적힌 학생들의 현실적인 고민이 담긴 문구들도 제가 직접 작성하며 심리적 문턱을 낮추려 노력했습니다.
Q.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어떤 경험을 남기기를 바라시나요?
A. 첫 번째는 ‘과학적인 방식으로 자아를 들여다보는 법’을 익혔으면 합니다. 학생들은 종종 MBTI 같은 외부의 틀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자아는 결국 뇌에 있습니다. 내 뇌가 어떤 사고 패턴을 가졌는지, 어떤 환경에서 즐거움을 느끼는지, 혹은 우울이나 불안 같은 신호를 보낼 때 어떻게 밸런스를 맞춰야 하는지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자기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자신의 즐거움을 좇는 용기’를 얻어가길 바랍니다. 많은 학생이 구체적인 직업이나 성공을 목표로 세워두고, 그 경로에서 벗어날까 봐 불안해합니다. 하지만 진로는 정해진 목적지가 아니라 ‘북쪽으로 간다’는 식의 방향성에 가깝습니다. 지금 당장 내가 호기심을 느끼고 행복해하는 일에 집중하다 보면, 그 점들이 연결되어 나만의 길이 만들어집니다. 유행이나 타인의 기준을 좇기보다, 내 뇌가 즐거워하는 일을 따라가도 충분히 괜찮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Q. 이번 행사를 준비하시고, 5일간 운영하신 소회가 궁금합니다.
A. 좋은 출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토토사이트에 뇌인지과학 학부 과정이 없다 보니, 학생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뇌인지과학의 전반적인 지식을 마치 백화점처럼 폭넓게 펼쳐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학생들이 전체적인 흐름을 보며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를 스스로 선택해 보길 바란 거죠. 이번 행사를 통해 얻은 학생들의 반응과 피드백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학생들이 더 듣고 싶어 하고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주제에 집중해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AI와 로봇, 정책 등 미래 사회의 모든 문제는 결국 인간의 뇌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우리 학생들이 이러한 뇌과학적 통찰을 갖출 수 있도록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뇌인지과학과에서는 학부생을 대상으로 교양 수업을 열며 학부생들의 뇌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흥미를 돋우는 데 열중하고 있다. 우선 2026학년도 1학기에는 ‘지능의 이해’ 과목이 개설된다. 인공지능과 대비되는 인간의 ‘자연 지능’을 진화적 관점에서 조망하고,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뇌의 적응력을 탐구하는 수업이다. 이어지는 2학기에는 ‘뇌의 맥락적 학습 이해’가 개설될 예정이다. 불충분한 정보 속에서도 맥락을 파악하고 빈칸을 추론하는 인간 뇌 고유의 학습 능력을 다룬다. 두 과목 모두 전공과 학번에 상관없이 토토사이트 학부생이라면 누구나 수강 가능한 교양 과목이다. 뇌에 대해 학습하며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탐색하는 시간은 학부생 시절에 필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
*호빵맨토토과 홈페이지:
토토사이트 학생기자단 우현지 기자 miah01@토토사이트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