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자 합성 단계에 탄소 하나를 정밀하게 더해 신약 설계의 자유도와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넓히다
[연구필요성]
현대 의약화학에서는 하나의 저분자 신약 개발을 위해 수만 종에 달하는 후보물질의 합성과 생리활성 평가가 요구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존 약물 골격에 탄소 하나를 추가하거나 제거하는 미세한 구조 변형은 약효와 독성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어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전략이지만, 이를 합성 단계에서 자유롭게 구현하는 데에는 여전히 뚜렷한 한계가 존재한다.
분자 구조 내 탄소 개수를 정밀하게 제어하면서 새로운 분자를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은, 방대한 후보물질 탐색 과정에서 새로운 생리활성을 효율적으로 발굴하기 위한 핵심 도구로 지속적으로 요구되어 왔다.
[연구성과/기대효과]
본 연구에서는 주족원소 기반의 탄소 전달 시약을 새롭게 설계하여, 출발물질에 단일 탄소를 선택적으로 도입하는 탄소증가형 합성법(homologative synthesis)이라는 새로운 합성 전략을 개발하였다. 특히 이 개념을 알켄 활성화 반응에 적용함으로써, 기존의 1,2-위치 기능화와는 달리 1,3-위치에 작용기가 도입된 새로운 분자 구조를 구현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전략을 통해 그동안 여러 단계의 복잡한 합성이 요구되었던 사각고리 화합물인 아제티딘을 단 한 단계로 합성할 수 있었으며, 다양한 1,3-이치환 구조체에 대한 손쉬운 접근이 가능해졌다. 또한 중추신경계 작용 약물 후보에 대해 다양한 구조 변형체를 효율적으로 합성함으로써, 본 방법론이 신약 개발에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이번 연구는 탄소를 레고 블록처럼 원하는 위치에 하나씩 정밀하게 추가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 설계 가능성을 제시하며, 기존 합성 전략으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새로운 유기분자와 약물 구조 공간을 개척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본문]
신약 분자의 구조와 기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는 탄소 수다. 단 하나의 탄소 차이만으로도 약효가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이러한 미세한 변화를 합성 단계에서 자유롭게 구현하는 일은 오랫동안 현실적인 한계로 여겨져 왔다.
토토사이트자연과학대학 홍승윤 교수팀(공동제1저자 김모건, 안소연, 김성민)은 분자 합성 단계에서 원하는 위치에 하나의 탄소를 도입해 신약 설계의 자유도를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 패러다임을 확립했다고 밝혔다.
탄소는 유기분자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구성 요소로, 분자의 골격과 성질을 좌우하는 역할을 한다. 탄소 수의 미세한 증감은 분자의 입체 구조와 전자적 특성을 변화시키며, 이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약효와 독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이유로 작용기는 동일하되 탄소 수만 다른 이른바 ‘탄소 동형체’를 체계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신약 후보물질 최적화의 핵심 조건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겉보기에는 거의 동일한 구조라도 탄소 수가 하나만 달라지면 합성 전략이 크게 달라지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다른 출발물질이 필요해지는 등 합성 과정에 큰 어려움이 따랐다. 이 같은 한계는 신약 개발을 가로막는 고질적인 문제로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했다.
홍 교수팀은주족원소 기반 탄소 전달 시료를 설계해 출발물질 결합 과정에서 단일 탄소를 선택적으로 도입하는 새로운 합성 플랫폼을 구현했으며, 이를 ‘탄소증가형 합성법(homologative synthesis)’이라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합성 개념을 알켄 활성화 반응에 처음 적용해 그 유용성을 입증했다. 알켄은 플라스틱과 의약품 등 다양한 화학 제품을 만드는 데 널리 쓰이는 대표적인 출발 물질로, 지금까지는 분자에서 서로 이웃한 두 자리(1,2-위치)에 작용기를 붙이는 방식이 주로 사용돼 왔다. 연구진은 여기에 탄소증가형 합성법을 적용해, 기존과는 달리 한 칸 떨어진 두 자리(1,3-위치)에 작용기가 배치된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연구팀은 최근 신약 후보 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사각고리 구조의 화합물인 아제티딘을 단 한 단계만에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아제티딘은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그동안 여러 복잡한 합성 단계를 거쳐야만 만들 수 있었던 물질이다.
또한 이번 기술은 중추신경계 작용 약물 후보인 테바니클린의 다양한 변형 물질을 신속하게 합성해 라이브러리화할 수 있음을 입증하며, 실제 신약 개발 과정에 활용 가능함을 보여줬다.
나아가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통해 1,3-이중 구조를 지닌 의약품의 효율적인 합성이 가능함을 보였으며, 기존 합성 전략으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새로운 유기분자 설계의 길을 열었다.
토토사이트 연구팀은“유기분자는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여도 탄소 수가 조금만 달라지면 전혀 다른 합성 방법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유기분자의 가장 기본 요소인 탄소를 마치 레고 블록처럼 필요한 위치에 하나씩 추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기존 합성 경로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분자 구조의 합성을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 성과는 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를 지닌 국제 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에 1월 7일자로 게재됐다.
[연구결과]
Homologative alkene difunctionalization Morgan Kim, So Yeon Ahn, Seongmin Kim, Junhwan Won, Dongwook Kim & Seung Youn Hong* (Nature Chemistry, 2025, ASAP )
이번 연구는 주족원소를 활용한 탄소 전달 시료 설계를 통해, 분자 조립 과정에서 탄소를 선택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 기술을 제시했다. 알켄을 출발물질로 활용해 기존의 1,2-이중치환 구조를 넘어, 두 치환기 사이에 탄소가 하나 추가된 1,3-이중치환 구조에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합성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사각고리 화합물인 아제티딘을 비롯해 다양한 1,3-이중치환 화합물을 효율적으로 합성함으로써, 기존 합성 전략으로는 접근이 제한적이었던 화학적 공간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본 연구 성과는 향후 합성화학 및 의약화학 전반에서 분자 설계의 자유도를 높이고, 새로운 신약 개발 전략으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용어설명]
1. 주족원소: 주족원소(main-group elements)는 주기율표에서 s·p 블록에 속하는 원소들로, 알칼리금속과 알칼리토금속, 붕소·탄소·질소·산소족, 할로젠, 비활성기체 등을 포함한다. 이들은 비교적 예측 가능한 결합 특성과 반응성을 보여, 유기·무기화학 전반에서 기본적인 반응 원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림설명]
▲ 본 연구를 통해 수립한 탄소증가형 합성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