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전해질 계면 안정화…전고체전지 상용화 앞당길 핵심 전략 제시
[연구필요성]
전고체전지(All-Solid-State Battery, ASSB)는 불연성 고체 전해질을 활용함으로써 기존 리튬이온전지 대비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동시에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로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전기차와 대규모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폭발 및 화재 위험이 적고 장수명을 확보할 수 있는 전고체전지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의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고체전지 상용화에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여러 난제가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는 양극과 고체전해질이 맞닿는 계면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분해와 구조적 손상이다. 전극의 부피가 충·방전 과정에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현상, 계면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으로 인한 부산물 형성,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기공(pore) 형성과 접촉 손실은 전지의 내부 저항을 높이고 리튬 이온의 이동을 방해하여 성능 저하와 수명 단축으로 이어진다. 특히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은 높은 이온전도도와 유연성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계면 안정성이 취약해 화학적 열화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황화물 고체전해질의 화학적 열화 혹은 기계적 열화, 즉 양극과 전해질 사이의 기계적 접촉 손실이나 굴곡률(tortuosity, 이온이 이동하는 경로의 복잡성) 증가에 초점을 맞추어 성능 저하 메커니즘을 설명해왔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계면에서의 화학적 반응성이 양극 입자의 반응 균일성, 미세구조 진화, 그리고 전지의 장기 안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으며 화학적 열화 과정의 구체적인 역할과 이를 억제하기 위한 효과적인 제어 전략은 충분히 규명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전고체전지의 성능 저하 원인을 다중 관점에서 분석하고, 계면에서의 화학 반응을 근본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특히 원자 수준에서의 반응 메커니즘에서부터 출발하여 전극 및 입자 단위에서의 구조적 변화를 연결 지어 이해하는 다중 길이 스케일 분석(multi-length scale analysis)은 전고체전지의 열화 거동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새로운 설계 전략을 마련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팀은 비분해성(non-decomposable) 코팅 소재를 활용하여 계면 화학 반응을 억제하고 리튬 이온 전달 경로를 안정화하는 접근을 택했다. 나아가 코팅층이 전극 반응 균일성, 기계적 손상 분포, 미세구조 진화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화학적 열화 억제와 기계적 특성 변화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고자 했다. 이러한 시도가 이번 연구의 출발점이자 필요성이었다.
[연구성과/기대효과]
본 연구에서는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전지에서 양극·전해질 계면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열화와 그에 따른 구조적 변화를 정밀하게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머신러닝 기법,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법 그리고 다양한 첨단 실험 분석을 접목하여, 화학적 반응이 양극 입자의 반응 균일성과 미세구조 진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리튬 디플루오로포스페이트(LiDFP)를 활용하여 양극 표면에 비분해성(non-decomposable) 코팅층을 형성한 모델 시스템을 제작하였다. 이 코팅층은 전해질과의 화학 반응을 억제하면서도 계면 보호층의 조성 변화가 없는 코팅소재로 설계되었으며, 이를 통해 계면 화학 반응이 전지의 전기화학적 성능과 구조적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비교·평가할 수 있었다.
실험 결과, 코팅층이 적용된 양극은 화학적 열화가 크게 감소하며 입자 간 반응이 균일하게 나타났으며 기계적 열화 역시 양극 전체에 고르게 분포하여 특정 부위의 집중 손상을 방지하는 효과가 확인되었다. 반면, 코팅이 없는 경우에는 화학적 분해가 심화되면서 양극 입자 간 반응 불균일성이 증가하고, 국소적인 기계적 손상이 가속화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연구팀은 전고체전지에서 성능저하 메커니즘을 효과적으로 분석하였으며, 활물질 표면에서의 화학 반응성의 차이가 활물질 입자단 및 전극단에서의 기계적 열화 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냈다. 이는 코팅층이 단순한 보호막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며, 새로운 리튬 이온 전도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성과다.
4교육지원
토토사이트 첨단융합학부 정성균 교수팀,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김동혁 교수팀 그리고 POSTECH 홍지현 교수팀은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기반 전고체전지의 양극·전해질 계면 안정화 기술을 개발하고, 전지 열화 거동에 대한 심도깊은 이해를 도출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차세대 전기차와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의 핵심으로 꼽히는 전고체전지(All-Solid-State Battery, ASSB)의 상용화를 앞당길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전고체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와 달리 가연성 액체 전해질 대신 불연성 고체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더 안전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그러나 양극과 고체전해질이 직접 맞닿는 계면에서 화학적 분해와 구조적 손상이 발생해 성능과 수명이 빠르게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지만, 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튬 디플루오로포스페이트(LiDFP)를 활용해 양극 표면에 코팅층을 형성한 모델 시스템을 제작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고체전지의 열화 거동을 정밀 분석했다. 특히 머신러닝,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그리고 첨단 분석 기법을 도입해 양극과 전해질 사이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열화(분해 반응)가 양극 입자의 반응 균일성과 미세구조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입자 단위부터 전극 단위까지 추적·규명했다.
분석 결과, 코팅층이 적용된 양극에서는 화학적 열화가 크게 억제되고 입자 간 반응이 더욱 균일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기계적 열화 역시 전극 전반에 고르게 분포하면서 특정 부위의 집중적인 손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높은 용량 유지율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는 전고체전지의 장기간 구동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특히 그동안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되던 낮은 구동 압력 문제 해결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들과 달리, 코팅층이 단순히 표면을 덮는 보호막에 머무르지 않고 계면에서 발생하는 화학 반응을 억제하는 동시에 리튬 이온 전달 경로를 유지하는 핵심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데 의의가 있다. 이는 코팅 소재가 전지 수명 연장뿐만 아니라 리튬 이온 전도 특성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제1저자인 박찬현 박사(前UNIST 에너지화학공학, 現 독일Justus-Liebig University Giessen 박사후 연구원)는 “이번 연구는 전고체전지 성능 저하 원인을 양극 입자 단위에서 전극 단위까지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물”이라며, “코팅 소재의 역할이 단순한 화학 반응 억제를 넘어 새로운 리튬 이동 통로로 작용할 수 있음을 제시했고, 전고체전지 열화 거동 이해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전고체전지의 성능 저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고성능·장수명 전지를 설계하는 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산업통상자원부 기술 혁신 프로그램, 한국연구재단 신진 연구사업, 포스코펠로우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이차전지혁신연구소, 이차전지 전해질 생산 업체인(주)천보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2025년10월 3일 에너지 소재 분야 권위적 국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연구결과]
Interfacial Chemistry-Driven Reaction Dynamics and Resultant Microstructural Evolution in Lithium-based All-Solid-State Batteries
Chanhyun Park, Jingyu Choi, Seojoung Park, Hyeong-Jong Kim, Yunseo Kim, Gukhyun Lim, Juho Lee, Eunryeol Lee, Sugeun Jo, Jiwon Kim, Jinsoo Kim, Jun Lim, Taeseok Kim, Jihyun Hong, DonghyukKim, and Sung-Kyun Jung
((Nature Communication,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63959-1)
본 연구는 전고체전지에서 양극–고체전해질 계면의 화학적 열화가 반응 불균일성과 기계적 손상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규명을 머신러닝, 디지털 트윈기법 그리고 다양한 고도 분석을 통해 규명함.
- 4한국학 통일학지원황화물계 고체전해질(Sulfide Solid Electrolytes) : 황(S) 음이온을 기반으로한 고체전해질로써 다른 고체전해질 부류에 비해 높은 이온전도도, 우수한 기계적 물성, 그리고 낮은 중량 밀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고체전해질의 한 부류.
- 4한국학 통일학지원전고체전지(All-Solid-State batteries) : 기존 유기 액체전해질을 사용하던 리튬이온전지와 다르게 유기 액체전해질을 고체전해질로 대체함으로써 전지 내 모든 구성 물질이 고체상으로 형성된 전지시스템.
- 4한국학 통일학지원양극-전해질 계면 보호층(Cathode-Electrolyte Interphase layer) : 양극 활물질과 전해질의 계면에서 형성되는 계면 보호층으로 계면 보호층의 구성 성분에 따라 전지의 전기화학적 특성에 영향을 미침.
- 4한국학 통일학지원화학적 열화(Chemical degradation) : 고체전해질이 충방전과정에서 양극의 전압변화로 인해 화학적 구조가 변형되어 원래의 성질을 잃거나 약화되는 현상.
- 4한국학 통일학지원기계적 열화(Mechanical degradation) : 고체전해질의 사용으로 인해 형성된 고체-고체상들(활물질-활물질, 활물질-고체전해질, 고체전해질-고체전해질) 사이에서 발생하는 접촉손실(contact loss), 크랙(crack) 등의 열화.
- 4한국학 통일학지원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법 : 현실의 물리적 객체나 시스템(실제 분석을 통한 이미지)을 가상의 공간에 그대로 복제하여, 실제 데이터와 실시간으로 연동하고 시뮬레이션하며 분석하는 기술
[그림설명]

정량적 미세구조 분석을 위한 2D FIB–SEM 이미지 기반 디지털 트윈3D 양극복합체 재구성 모델.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한 양극 복합체 내 양극입자 및 양극입자 표면에 형성된 공극 정보 추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