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막에서 어떻게 뭉치고 기능하는지 밝혀, 치료 표적 가능성 제시
[연구필요성]
간질환과 간암은 만성 간염 및 지방간염을 거쳐 간섬유화, 간경변, 간암으로 이어지는 진행성 질환으로, 국내에서 높은 발병률과 사망률을 보이는 대표적 중증 질환이다. 그러나 현재 사용 가능한 치료제의 효과는 제한적이며, 진단 시기가 늦는 경우가 많아 난치암으로 분류된다. 특히 최근 들어 다른 암종과 달리 간암의 생존율(2017~2022년 5년 생존율; 39%) 향상 속도는 크게 둔화되고 있어 효과적 치료 전략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간암 및 대사성 간질환의 발병 과정에서 세포막 단백질이 매개하는 신호 조절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TM4SF5 (transmembrane 4 L six family member 5)는 염증 반응, 면역 회피, 세포 이동성 증가, 대사 재편성 등 다양한 병리적 과정에 관여함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구조와 작동 원리가 규명되지 않아 표적 치료제 개발의 걸림돌이 되어 왔다.
본 연구팀은 지난 20여년 이상의 기간 동안 TM4SF5와 간 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해 왔다. 특히 최근 연구결과를 통해 TM4SF5가 정상 간에서는 발현이 미미하다가, 염증 등을 동반하는 대사 및 염증의 비정상적 질환 환경 및 단계에서 발현이 증가하며, 지방간/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의 발병과 간암의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규명하였다(Journal of Pathology 2021, Cell Metabolism 2019). 또한 TM4SF5가 세포 이동성, 대사 재편성, 면역세포 조절 등 간암 악성화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이러한 기능의 일부 구조적 기전을 제시한 바 있다(Theranostics 2021, Cancer Communications 2024). 이번 연구는 이러한 기존 연구 성과를 토대로 TM4SF5의 구조적 작동 원리를 규명하여, 향후 표적 치료제 개발로 직접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수행되었다.
[연구성과]
기존에는 TM4SF5가 tetraspanin 계열과 유사한 구조·기능을 가진다고 여겨졌으나, 연구팀은 계통 분석과 구조 예측을 통해 TM4SF5가 CD20-like 단백질과 더 가깝고 독립적인 진화 경로를 가진 그룹(L6 family)임을 확인함.
특히 TM4SF5는 다른 tetraspanin 계열 단백질들이 α-helix 기반 구조를 가지는 것과 달리, β-sheet 기반의 세포외 루프(LEL)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단백질간 결합과 신호 조절에서 중요한 특징으로 밝혀짐.
연구팀은 단백질 서열 기반 contact map 분석, AlphaFold3 구조 예측, 분자동역학(MD) 시뮬레이션, 돌연변이 분석을 통해 TM4SF5의 구조적 특징을 다각도로 조사하였음.
TM4SF5는 L43, S44, R117, L119 등 특정 아미노산 잔기를 통해 안정적인 이합체를 형성하며, 이 과정에서 N-당화(N138, N155) 및 보존된 시스테인(C118, C145)이 구조적 안정성에 기여함을 확인함. 특히, 이합체 상호작용에 주요 역할을 한다고 예측된 아미노산 잔기들은 site-directed mutagenesis로 실험적으로도 그 역할이 규명됨.
나아가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TM4SF5 이합체 결합면에 콜레스테롤이 결합하여 구조 안정화에 관여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TM4SF5가 간암 세포의 대사 재편성과 신호전달 조절에 관여한다는 기존 보고 (Cholesterol-TM4SF5-NPC1 pathway)를 구조적 수준에서 지지하는 결과임.
이번 연구를 통해 TM4SF5가 포함된 단백질 패밀리의 진화적 차이 및 구조적 다양성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으며, TM4SF5의 구조적 특징과 기능적 역할이 연계되는 기전이 구체적으로 제시됨. 이를 바탕으로 TM4SF5를 표적하는 항체, 저분자 억제제 등 신약 개발의 구조 기반 설계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됨.
[기대효과]
분자모델링, 분자동역학, in vitro 분석 및 돌연변이 검증을 통합한 다학제적 연구 접근을 통해 TM4SF5 단백질의 이합체 형성, N-당화, 콜레스테롤 결합 등 구조적 특징이 어떻게 기능 조절에 연결되는지 규명함. 이를 통해 TM4SF5가 간질환 및 종양 환경에서 신호 조절자로 작용하는 분자 수준의 기전을 구조적 관점에서 제시하였음.
TM4SF5 이합체의 핵심 인터페이스 및 콜레스테롤 결합 부위 등 구조 기반 표적 부위가 구체적으로 규명됨으로써, TM4SF5와 관련된 신호축(FAK, c-Src 활성, 면역세포 억제, 대사 재편성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신규 표적 치료제 개발의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음.
이후 간암 및 대사성 간질환뿐 아니라 TM4SF5가 관여하는 다양한 병리 환경에서 정밀 표적 치료 전략을 확립하는 토대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됨.
[본문]
이정원 교수(토토사이트), 최 선 교수(이화여자대학교), 이윤지 교수(중앙대학교) 연구팀은 간암을 조절하는 세포막단백질 TM4SF5가 세포막에서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고 작동하는지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발견은 TM4SF5를 표적으로 한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 TM4SF5(transmembrane 4 L six family member 5) : 세포막을 관통하는 단백질로 주로 정상 간보다 간암에서 발현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질환과 간암은 국내에서 발병률과 사망률이 모두 높은 중증 질환으로서 지방간염과 간섬유화, 간경변을 거쳐 간암으로 악화되는 진행성 특징을 가진 데다, 현재 치료제의 효과도 제한적이다. 특히 간암은 최근 5년 생존율 개선 속도가 정체되며 새로운 치료 전략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세포막 단백질이 주고받는 신호는 간암의 성장과 면역 회피, 염증 반응에 직접 연관되는 중요한 기전으로 여겨진다. TM4SF5는 이러한 병리적 과정에 깊이 관여하는 ‘숨은 스위치 단백질’로서의 역할을 하지만, 그동안 정확히 어떤 구조로 존재하며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밝혀지지 않아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단백질 서열 분석, AI 기반 구조 예측(AlphaFold3),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 돌연변이 실험을 종합해 TM4SF5의 작동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TM4SF5는 세포막에서 짝을 이뤄(dimer) 움직이며, 특정 위치(N138, N155)가 당화(N-glycosylation)되는 과정을 통해 다른 단백질과의 결합을 조절하고, 콜레스테롤이 TM4SF5의 결합면에 자리잡아 구조를 더욱 안정화한다는 점도 밝혀냈다. 이는 TM4SF5가 간암 세포의 대사 재편성과 성장 신호 전달에 관여한다는 기존 연구를 구조적 관점에서 뒷받침하는 결과다.
또한, TM4SF5가 기존에 유사하다고 여겨졌던 tetraspanin 계열이 아니라, 다른 단백질군인 CD20-like 패밀리와 더 가까운 독립적 진화 경로를 가진다는 사실도 밝혀냈으며, 이는 TM4SF5가 여타 단백질과 구별되는 독특한 구조와 기능을 지녔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TM4SF5의 구조적 특징, 이합체(dimer) 형성, 당화, 콜레스테롤 결합이 실제로 기능 조절과 직결된다는 점을 처음으로 입증한 것으로, 향후 항체·저분자 억제제 등 TM4SF5를 겨냥한 치료제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TM4SF5가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 구조적 기전이 규명된 것은 치료 표적화를 가능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며 “간암뿐 아니라 다양한 대사성 간질환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면역기전 제어 기술 개발 사업 및 인공지능 활용 혁신신약 발굴 사업)과 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다학제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Advanced Research’ (IF 13.0)]에 12월 3일 온라인으로 게재되었다.
[연구결과]
Unique molecular architecture of N-glycosylated TM4SF5 dimer highlights evolutionary and structural divergence among small four-transmembrane protein families Yoonji Lee, Ji Eon Kim, Wonsik Kim, Soyeon Kim, Ri Han, Donghyuk Suh, Eunmi Kim, Eun-Ae Shin, Kyung-Hee Pyo, Jae-Ho Lee, Sanghee Yoon, Yong-In Kim, Je-Yoel Cho, Sun Choi, Jung Weon Lee (Journal of Advanced Research 2025, )
- ○TM4SF5 (Transmembrane 4 L six family member 5) : 세포막을 네 번 통과하는 막단백질 그룹 중 하나로서, 정상적 간상피세포에서 다소 발현하지만, 과다 염증의 상황에서는 발현이 과하게 높아져 여러 지방간, 지방간염, 간섬유화 및 간암 등의 간질환이 유발될 수 있음이 확인되었음.
- ○N-glycosylation (N-당화) : 단백질의 특정 아미노산(N, 아스파라긴)에 탄수화물 구조(glycan)가 공유결합으로 붙는 현상으로서, TM4SF5에서는 N138 및 N155 두 위치가 당화되며, 이는 단백질의 안정성, 구조유지 및 다른 단백질과의 상호작용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함. 특히, 막단백질에서 N-당화는 기능 조절의 핵심 기전 중 하나로 알려져 있음.
- ○FAK(focal adhesion kinase) 및 c-Src (a non-receptor tyrosine kinase) : 세포 성장, 이동, 전이를 조절하는 신호전달 단백질(키나아제)로서, 암에서 과활성화되는 신호전달 인자임. 본 연구에서는 TM4SF5가 이합체(dimer)를 형성하면서 세포질 쪽에 위치한 FAK과 c-Src가 결합할 수 있는 충분한 구조적 공간을 확보하게 되며, 이를 통해 간암을 유발하는 신호 전달이 강화될 수 있음을 규명함.
- ○Alphafold3 : Google DeepMind가 개발한 최신 단백질 구조 예측 인공지능(AI) 기술로, 단백질 간 상호작용과 복합체 구조까지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음. 본 연구에서는 TM4SF5가 어떤 형태로 이합체를 이루는지, 그리고 어떤 부위가 결합 인터페이스로 작용하는지를 밝히는 데 활용되었음.
-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 : 단백질·지질·물 분자 등이 실제 생체 환경에서 시간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고 상호작용하는지를 계산하는 시뮬레이션 기법으로서, 본 연구에서는 TM4SF5 이합체 구조가 얼마나 안정적인지, 콜레스테롤이 어디에 결합하는지, 특정 아미노산 돌연변이가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는 데 사용됨.
[그림설명]
(그림1) TM4SF5 이합체의 구조적 특징 및 핵심 인터페이스 모델
(왼쪽) Glycosylated-TM4SF5 이합체의 전체 구조에 대한 알파폴드 모델로서 세포외 루프(LEL)에 위치한 보존된 시스테인(C118, C145) 및 β-sheet 구조, N-당화 부위(N138, N155)가 시각화되어 있다. 또한 TM4SF5 이합체 내부에 존재하는 콜레스테롤 결합 포켓을 함께 확인 가능. (오른쪽 위) 이합체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L43, S44, R117, L119 잔기를 중심 인터페이스로 제시하였으며, 이들 잔기는 서열 기반 contact map 분석에서도 상위 signal로 도출되었으며, 실제 돌연변이 분석을 통해 이합체 안정성에 결정적으로 기여함을 실험적으로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 TM4SF5의 이합체 형성 메커니즘을 원자 수준에서 규명.
(그림2) TM4SF5 이합체 기반 신호전달 기전
(왼쪽) TM4SF5가 세포막에서 N-당화된 이합체(dimer) 형태로 존재하며, 이합체 내부에 콜레스테롤이 결합하여 구조적 안정성이 강화되는 모습을 schematic하게 보여줌. 또한 TM4SF5의 ICL(세포내 루프)과 C-말단(C-terminal) 부위가 각각 FAK 및 c-Src와 결합할 수 있는 기능적 영역임을 나타냄. (오른쪽) TM4SF5 이합체가 세포질의 FAK 및 c-Src와 동시에 결합하여 신호 복합체(signaling complex)를 형성하는 모델을 제시함. 이 복합체는 TM4SF5의 ICL―FAK―c-Src 축을 통해 하위 신호전달을 촉진하며, 간암 및 간질환에서 병리적 역할을 수행함을 설명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