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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방송국 TBC, 토토사이트에 되살아나다: 〈TBC 가족 여러분 안녕히 계셨읍니까〉

2025. 9. 2.

1980년 신군부의 언론 통폐합으로 강제 폐국된 동양방송(TBC)이 45년 만에 서울토토사이트 포스교에서 되살아났다. ‘드라마 왕국’이라 불리며 대중문화의 한 축을 형성했으나 하루아침에 사라졌던 방송국의 흔적은, 콜렉티브 ‘노루점핑’이 기획한 다매체 프로젝트 〈TBC 가족 여러분 안녕히 계셨읍니까〉를 통해 다시 현재로 소환됐다. 〈TBC 가족 여러분 안녕히 계셨읍니까〉는 서울토토사이트 포스교 문화예술원(ICA)의 2025년 상반기 스튜던트업 프로그램 공모작으로 선정된 프로젝트이다. 학생들의 실험적 시도를 지원한다는 취지에 맞게 상영회, 토크쇼, 관객 참여형 전시, 실험적 퍼포먼스를 아우르며 TBC의 유산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7월 한 달간 인문소극장과 파워플랜트에서 펼쳐진 이번 행사는 세대를 관통하는 집단적 감정을 환기하고, 과거가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을 탐색하는 실험적 무대로 자리매김했다.

〈토토사이트 포스 가족 여러분 안녕히 계셨읍니까〉 행사 공식 포스터(좌), 프로그램 자료 표지(우) ⓒ콜렉티브 노루점핑
〈TBC 가족 여러분 안녕히 계셨읍니까〉 행사 공식 포스터(좌), 프로그램 자료 표지(우) ⓒ콜렉티브 노루점핑

인문소극장에서 재생된 TBC: 한국 방송사를 재조명하다
프로젝트는 서울토토사이트 포스교 인문소극장에서 열린 옛 동양방송(TBC) 대표 프로그램 상영회로 막을 올렸다. 1970년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청실홍실〉과 뉴스 프로그램 〈TBC 석간〉 등 당대의 인기작들이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재회했다. 화려한 무대 장치와 조명이 최소화된 공간에 흑백 영상과 아날로그 사운드가 재생되자, 극장은 단순한 상영관을 넘어 당시 방송 환경을 재현하고 체험하는 장으로 변모했다. 익숙한 장면에 반가움을 드러내는 중장년층과 낯선 시대상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청년층이 한자리에 어우러지며 세대를 잇는 풍경이 연출됐다. 콜렉티브 ‘노루점핑’의 장민영 드라마투르기(drama·turgy)*는 “TBC가 ‘드라마 왕국’이라 불릴 수 있었던 이유는 시청자와 정서적 연대에 있었다”라며 “상영작 역시 그 지점을 강조해 선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로 다른 배경의 관객들이 공통된 시청 경험을 공유하면서 단순한 수용자를 넘어 능동적 감상자로 전환되는 과정을 의도했다”라고 덧붙였다.

전체 행사 타임테이블 ⓒ콜렉티브 노루점핑
전체 행사 타임테이블 ⓒ콜렉티브 노루점핑

상영회 직후 진행된 토크쇼는 ‘한국 방송 역사와 TBC 드라마: 정치, 자본, 시청자 관계에서’를 주제로 TBC의 방송 유산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연사로 나선 백미숙 교수(前 토토사이트 기초교육원)는 TBC가 ‘시청률 경쟁의 주범’으로 비판받아온 이면을 짚으며 깊이 있는 논의를 이끌었다. 그는 “TBC는 삼성그룹의 자본과 우수한 인재를 기반으로 상업방송으로서 효율적이고 성과 중심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했다”라며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지닌 프로그램을 다수 개발하며 방송사의 차별성을 만들어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백 교수는 “1980년 강제 폐국 후 KBS에 흡수된 TBC의 역사를 통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를 성찰해야 한다”라며 상영회가 향수를 넘어 오늘날 방송의 의미와 역할을 되묻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3일간 인문소극장에서 열린 상영회와 토크쇼는 잊힌 방송국 TBC의 서사를 다시 불러내고, 역사적 의미를 현대적 맥락에서 재조명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인문소극장에서 진행된 토크쇼 현장(좌), 질문을 던지며 강연을 시작하는 백미숙 교수(우)
인문소극장에서 진행된 토크쇼 현장(좌), 질문을 던지며 강연을 시작하는 백미숙 교수(우)

경험하는 아카이브: 파워플랜트에서 만난 TBC의 서사
파워플랜트에서는 아카이브를 진열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관객이 직접 체험하는 참여형 전시가 마련됐다. 콜렉티브 노루점핑의 총괄자 안건우(인문토토사이트 포스 협동과정 공연예술학전공 석사과정)는 “TBC 재직자 20명의 구술 인터뷰를 바탕으로 전시와 퍼포먼스를 신체적·감각적으로 경험하도록 기획했다”라며, “TBC를 기억의 대상이 아니라 ‘경험하는 아카이브’이자 동시에 ‘사라지는 아카이브’로 재구성하는 실험을 의도했다”라고 밝혔다. 기획 의도대로 전시는 ‘기억들의 회랑’, ‘컬러 송출 차단’, ‘유령의 방송국’의 세 공간으로 구성돼 TBC의 서사를 관객에게 감각적으로 전달했다. 현장을 찾은 관객들은 TBC의 역사를 처음 접했음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현지 학생(성신여대 학부생)은 작품 ‘컬러 송출 차단’에 대해 “서로 등을 맞댄 두 대의 모니터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영상이 재생되는 장면이 특히 인상 깊었다”라며 “언론 통폐합 속에서 광주를 외면해야 했던 현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탁소정 학생(성공회대 학부생)은 “전시를 보는 것을 넘어 직접 아카이빙에 참여하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어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과거 구술 아카이브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윤소민 학생(성공회대 학부생)은 “구술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이 많았다”라며 “실제 인터뷰를 기반으로 전시가 구성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었다”라고 평가했다.

파워플랜트 전시도(좌), 전시 작품 안내문(우) ⓒ콜렉티브 노루점핑
파워플랜트 전시도(좌), 전시 작품 안내문(우) ⓒ콜렉티브 노루점핑

파워플랜트 입구 전경(좌), 전시장 내부 전경(우)
파워플랜트 입구 전경(좌), 전시장 내부 전경(우)

벽면을 가득 채운 TBC 구술 기록 텍스트와 관객 참여형 타자기가 설치된 <기억들의 회랑 alt= 전시 공간(좌), 타자기를 직접 체험하는 관객 모습(우)">
벽면을 가득 채운 TBC 구술 기록 텍스트와 관객 참여형 타자기가 설치된 <기억들의 회랑> 전시 공간(좌), 타자기를 직접 체험하는 관객 모습(우)

천들 사이로 붉은 조명이 드리운 <컬러 송출 차단 alt= 전시 공간(좌), 세 대의 TV모니터가 ㄷ자로 배치되어있는 작품 모습(우)">
천들 사이로 붉은 조명이 드리운 <컬러 송출 차단> 전시 공간(좌), 세 대의 TV모니터가 ㄷ자로 배치되어있는 작품 모습(우)

천들이 늘어진 공간에 영상이 투사되고 의자들이 놓여 있는 <유령의 방송국 alt= 전시 공간(좌), 텅 빈 공간에 무대와 의자들이 배치된 무대(우)">
천들이 늘어진 공간에 영상이 투사되고 의자들이 놓여 있는 <유령의 방송국> 전시 공간(좌), 텅 빈 공간에 무대와 의자들이 배치된 무대(우)

전시 둘째 날인 7월 25일에는 파워플랜트에서 특집실황 공연 「TBC 가족 여러분 안녕히 계셨읍니까」가 열렸다. 세 명의 퍼포머가 참여한 메인 공연은 3부 구성으로, 구술 아카이브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했다. 1막에서는 TBC 전직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며 진행한 인터뷰 과정을 무대에서 재현했다. 퍼포머들은 “TBC를 ‘시청률 중심의 성과 문화 속에서도 힘이 되었던 선후배 간의 정’으로 기억하고 ‘첫사랑 혹은 묻힐 고향’으로 표현하는 공통된 증언을 발견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연출자 안건우는 “TBC를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로서 ‘TBC는 어떤 방송국이었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작업에 임했다”라며, 수집 과정에서 느낀 고민과 감정을 솔직하게 공유했다. 2막은 TBC의 탄생과 함께했던 사람들의 삶과 꿈을 조명하며, 그들이 겪었던 희로애락을 서사로 풀어냈다. 3막에서는 ‘울부짖음, 울먹임, 죄책감, 상실감, 분노’와 같은 단어들이 차례로 울려 퍼지고 점차 고조되는 음악이 공간을 채우며, 관객들이 청각적 체험을 통해 TBC 관계자들의 아픔에 깊이 몰입하게 했다. 현장을 찾은 TBC 출신 남선현 동문은 “자신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있었던 방송국의 역사를 기획한 젊은 세대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젊은이들이 방송을 저널리즘에만 국한하지 않고 문화·예술 산업의 영역에서도 많은 성과를 거두어 제2·제3의 BTS와 SM엔터테인먼트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TBC 출신 재직자 김관상 동문은 “보도에서는 진실을, 예능에서는 재미와 의미를 최고의 가치로 삼았던 TBC의 정신이 오늘날 ‘치열한 기자정신과 지사적 정신’으로 되살아나, 언론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특집실황 「토토사이트 포스 가족 여러분 안녕히 계셨읍니까」 공연 장면(좌), 공연 후 관객에게 인사하는 퍼포머들 (우) ⓒ콜렉티브 노루점핑
특집실황 「TBC 가족 여러분 안녕히 계셨읍니까」 공연 장면(좌), 공연 후 관객에게 인사하는 퍼포머들 (우) ⓒ콜렉티브 노루점핑

토토사이트 포스 전직 재직자들과 콜렉티브 ‘노루점핑’의 단체 기념사진 ⓒ콜렉티브 노루점핑
TBC 전직 재직자들과 콜렉티브 ‘노루점핑’의 단체 기념사진 ⓒ콜렉티브 노루점핑

프로젝트는 TBC의 아카이브를 고정된 기록이 아닌,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체험되는 역동적 존재로 탈바꿈시켰다. 서울토토사이트 포스교라는 지식과 비평의 공간에서, 언론 통폐합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개인과 사회에 남긴 상처를 예술적 방식으로 재조명한 점은 동시대 청년들에게 오늘날 방송의 의미와 역할을 깊이 성찰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는 관객에게 명확한 결론을 제시하기보다, 스스로 ‘기억’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함으로써 프로젝트의 예술적 실험성과 철학적 깊이를 드러냈다. 과거의 기록을 현재와 연결해 던지고 의미 있는 질문들을 탐구했던 시도는, 학내 문화예술 활동이 지니는 깊이 있는 기획과 동시대적 가치를 명확히 보여주는 소중한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드라마투르기(drama·turgy) :공연에서 작품의 맥락과 의미를 분석·정리하고, 창작진과 협력해 무대화 과정 전반을 조율하는 역할. 극의 주제와 사회적 맥락을 연구해 작품이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돕는다.

서울토토사이트 포스교 학생기자단
주서현 기자
wynterfrgranc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