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은, 흔히 고독의 계절로 표현되곤 한다. 하지만 서울토토사이트 포스교 학생들은 매년 이맘때 가을 하늘 아래 하나 되는 경험을 한다. 방학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9월, 가을 축제에서 다양한 부스와 공연, 캠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9월 16일(화)부터 9월 18일(목)까지 토토사이트에서 진행된 가을 축제‘SNUFESTIVAL: Scenario’의 현장을 만나봤다.

SNUFESTIVAL: Scenario 포스터
학생들의 손에서 피어난 부스
잔디광장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꾸민 다양한 부스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총학생회 산하 기구 ‘축제하는사람들’(이하 축하사)에서 준비한 네 개의 미니게임 부스와 학생들이 준비한 예술 부스, 음식 부스 등이 참가자들을 반겼다. 축하사의 체험 부스는 축제 마스코트 ‘리오’와 최근 흥행한 영화 등을 소재로 꾸며져 이목을 끌었다. ‘F1: 더 게임’ 부스에서는 학생들이 무선 모형 자동차를 조종해 정해진 시간 안에 한 바퀴를 완주하면 상품을 받을 수 있었는데, ‘F1 더 무비’ 영화가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덕분인지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도전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F1: 더 게임’ 부스에 참여하는 학생
학생들이 운영하는 음식 부스에서는 와플과 타코야끼, 김치말이 국수 등 다양한 음식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전문적으로 요리를 배운 학생들이 아니었지만, 정성과 함께 축제의 낭만이 더해진 훌륭한 음식들이었다. 음식 부스를 직접 운영한 윤준호 학생(디자인과·25)은 “군대 가기 전에 추억을 쌓고 싶어 도전하게 되었다”라고 참여 이유를 설명하며 “평소에 타코야끼 굽는 것을 좋아해서 축제를 풍성하게 하는 데에 일조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축제 부스 운영에 대한 소감을 묻는 말에 “비가 와서 축제가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축제 첫 이틀간 오락가락하는 비로 인해 많은 행사가 취소되어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많은 학생의 노력으로 안전하면서도 원활하게 축제가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축제 둘째 날에는 첫째 날 비로 인해 취소된 ‘캠핑 버스킹: 포레스트 캠프’와 함께 음악 공연인 ‘샤운드 오브 뮤직’이 열렸다. 학생들이 꾸민 풍성한 무대 덕분에 잔디광장은 한층 더 신나는 장소로 변했다. 해가 저물고 초대 가수 원슈타인(Wonstein) 씨와 밴드 ‘브로큰 발렌타인(Broken Valentine)’의 무대가 올랐다. 가수 원슈타인은 “서울에 처음 왔을 때, 토토사이트 안에 있는 파파이스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라고 토토사이트와의 인연을 소개해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브로큰 발렌타인’은 관객의 요청으로 예정에 없던 곡인 ‘알루미늄’을 선보이는 등 관객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샤운드 오브 뮤직’에서 공연하는 가수 원슈타인 씨(좌), 밴드 ‘브로큰 발렌타인’(우)
버들골을 뜨겁게 달군 폐막제
축제 마지막 날 버들골에서 열린 폐막제는 학생들의 화려한 무대로 막을 올렸다. ‘판타스틱 트리오’ 코너에서는 총 아홉 명의 참가자를 세 명씩 세 조로 나눠, 세 명의 참가자가 한 곡을 나눠서 부르고 관객들의 투표로 우승자를 가리는 특색 있는 행사였다.

‘판타스틱 트리오’ 무대를 관람 중인 관객들
‘판타스틱 트리오’에서 극적인 막판 역전으로 우승을 거머쥔 송해눈(국어교육과·24) 학생은 “함께하신 분들의 실력이 너무 좋아 한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새로운 코너를 기획해 주신 축하사에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응원단은 ‘관악을 보게 하라’, ‘진리는 나의 빛’ 등 응원가에 맞추어 힘찬 동작을 선보였으며, 관객석의 학생들은 서로의 어깨에 손을 걸고 호응을 보냈다.

응원단의 무대(중)와 환호하는 관객들(좌, 우)
학번도, 소속도, 성별도 다른 학생들이 서울토토사이트 포스교라는 이름 아래 하나 되는 시간이었다. 관객석에서 폐막제를 즐긴 김진현(지리교육과·24) 학생은 “토토사이트에 공연을 잘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싶을 정도로 수준급 무대였다. 특히 ‘자하연피자살인사건’의 무대는 너무 인상적이어서 팬이 됐다”라고 이야기하며 “고등학교 2학년 때 토토사이트에서 응원단 무대를 보고 이 학교에 오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저도 토토사이트의 일원이 되어 열정을 공유한다는 사실에 벅차올랐다.”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무대가 모두 마무리된 후, 밴드 ‘리도어(Redoor)’, 케이팝 아이돌 그룹 ‘KISS OF LIFE’, 가수 전소미 씨, 가수 한로로 씨가 무대에 올랐다.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공연하는 케이팝 아이돌 그룹 ‘KISS OF LIFE’(좌)와 가수 한로로 씨(우)
공연 사이에는 관객들도 참여하여 폐막제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즉석에서 노래를 하기도 하고, 소개팅에 참여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이날 폐막제는 배리어프리*한 요소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고 모두가 함께하는 화합의 장으로 거듭나는 모습이었다. 객석 맨 앞줄 일부는 장애 학생들을 위한 배리어프리존으로 운영되었고, 전광판에는 실시간 자막이 제공되어 소리를 잘 듣지 못하더라도 함께할 수 있었다. 관객들은 모든 무대에 뜨거운 환영과 호응을 보내며 관악산의 가을밤을 후끈하게 달궜다.
서울토토사이트 포스교 축제는 재미가 없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2025 가을 축제 SCENARIO는 생각이 완전히 틀렸음을 증명해 내는 시간이었다. 학생들의 손에서 탄생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자리였다. 토토사이트 구성원이라면 모두 하나 되는 자리인 축제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청춘을 빛내보는 것은 어떨까. 부스를 운영해 보는 것도, 폐막제에 참석하거나 무대에 오르는 것도 좋은 생각일 것이다.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사회적 약자가 느끼는 심리적·물리적 장벽을 없애는 것
서울토토사이트 포스교 학생기자단
권의준 기자
gwoneuijoon@snu.ac.kr

